1. 가을 문턱에서
가을은 책을 꺼내 들기 좋은 계절입니다. 더워서 에어컨 틀고 앉아 책을 읽었는데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일상도 한결 느긋해집니다. 저는 처서가 지나고 「무탈한 오늘」을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제목만으로도 아무 일 없는 하루의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책인데요. 이번이 두 번째 읽는 「무탈한 오늘」입니다.
2. 책 소개 및 저자 소개
「무탈한 오늘」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과 무사히 지나가는 하루의 소중함을 기록한 에세이집입니다. 특별한 사건보다, 그저 ‘아무 일 없는 오늘’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담백한 문장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돼요.
이 책의 저자 문지안은 가구 공방 애프터문(Aftermoon)의 디렉터이자 에세이스트입니다. 스물두 살 무렵, 대학에서 퇴학당하고 삶이 느려지기 시작하던 순간에 암 선고를 받으며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긴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지나면서 ‘아무 일 없는 하루’가 주는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되었고, 이후 그 일상을 글로 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가구 공방을 운영하며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담담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평범한 날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글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 담백함 속에서 오히려 따뜻함이 담겨 있어요.
※ 위 내용은 제가 가지고 있는 책 「무탈한 오늘」의 책날개 소개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3. 나의 감상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담백하고 소소한 일상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다시 읽으니, ‘무탈하다’는 말이 훨씬 크게 다가왔습니다. 여름의 더위와 작은 피로 속에서, 무사히 지나가는 하루가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새삼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책은 변하지 않지만, 책을 읽는 나의 마음은 계절마다, 그리고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때는 그냥 지나쳤던 한 문장이 지금은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같은 책을 펼쳐도 다른 계절과 다른 나를 만나며 새로움이 생기고, 다시 읽는 독서는 그래서 늘 또 다른 시작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4. 무탈한 오늘을 읽고
여름 끝, 가을 문턱에서, 다시 펼친 「무탈한 오늘」은 저에게 평범한 하루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오늘, 그 담담한 순간들을 기록하며 보내고 싶습니다. 올가을, 책과 함께하는 이 작은 쉼이야말로 가장 따뜻한 선물이 아닐까요.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오늘도 소중합니다.
'시리의 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순간을 견디게 하는 한 구절 (68) | 2025.09.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