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Geisha)는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서 ‘명품’으로 불리는 품종입니다.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꼭 한 번은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원두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쉽게 접하기 어렵죠. 그렇다면 왜 게이샤는 이렇게 특별하고, 또 고가일까요?
1. 희소성과 까다로운 재배 환경
게이샤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파나마, 과테말라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품종은 일반 아라비카보다 수확량이 적고, 병충해에도 약합니다. 또 고도가 높은 지역과 큰 일교차 같은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제대로 품질을 발휘합니다. 이 때문에 생산량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 독보적인 풍미
게이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플로럴 계열의 향미입니다. 재스민, 베르가못 같은 꽃향이 두드러지고, 이어서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와 깔끔한 단맛이 뒤를 받쳐줍니다. 일반적인 커피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향미이기에, 게이샤는 “한 번 마시면 잊기 힘든 커피”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3. 국제 품평회와 명성
게이샤가 세계적으로 고가의 원두가 된 데에는 국제 커피 품평회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 베스트 오브 파나마 (Best of Panama, BOP)
1990년대부터 시작된 파나마의 대표 경매 대회입니다. 2004년,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가 출품되면서 전 세계 바리스타와 로스터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죠. 그해 게이샤는 기존 커피에서 볼 수 없던 화려한 꽃향과 복합적인 풍미로 최고 점수를 받았고, 낙찰가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사건은 게이샤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BOP는 매년 게이샤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 컵 오브 엑설런스 (Cup of Excellence, COE)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관하는 세계적 품평회로, 참가국의 최고 품질 원두를 수십 차례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선발합니다. 게이샤는 COE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하며, 옥션을 통해 높은 가격에 낙찰되곤 했습니다. 이는 게이샤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품질적으로도 인정받는 커피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국제 품평회는 단순한 대회를 넘어, 게이샤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시장 가격을 끌어올린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4. 실제 가격대
게이샤는 일반 커피와 달리 기본적으로 고가의 원두입니다.
국내 로스터리에서 판매되는 게이샤는 100g 기준 5만 원 이상이 많으며, 유명 농장이나 국제 대회 수상 원두는 100g에 7만~10만 원 이상에 거래됩니다. 일부 파나마 게이샤는 경매에서 낙찰가가 붙으면서 100g에 2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을 정도죠.
즉, 게이샤는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고급 원두이며, 가격 자체가 하나의 ‘프리미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5. 명품 커피 과테말라 라 레포르마 게이샤
게이샤를 직접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역시 게이샤는 ‘명품 커피’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마신 커피는 과테말라 라 레포르마 게이샤, 선생님께서 아이스로 내려 주셨고 꽃향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마신 게이샤 커피 중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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