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KBS 추석기획 전국투어 콘서트에서 삶을 노래한 음유시인 정태춘 그리고 그의 동반자 박은옥의 무대를 보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목소리, 그들의 노래에는 여전히 삶의 결과 사랑의 온기가 함께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19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노래로 시대를 기록해 온 부부 듀오다.
정치와 사회, 사랑과 평화,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노래하며 수많은 세대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들의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한 편의 시이자 삶의 기록이었다.
대표곡으로 보는 정태춘·박은옥의 음악
곡명 | 발표 연도 |
내용 |
시인의 마을 | 1978 | 예술가의 고독과 순수한 삶을 담은 첫 앨범 수록곡 |
떠나가는 배 | 1984 | 이별과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그린 명곡 |
회상 | 1989 | “가을바람에 촛불이 꺼질까”로 시작되는 곡. 청춘의 사랑과 세월의 흐름을 담은 서정적인 노래 |
촛불 | 1988 |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과 진실을 노래한 사회적 메시지의 곡 |
사랑하는 이에게 |
1980 | 정태춘 작사·작곡, 박은옥과의 듀엣곡. 시대를 초월한 사랑과 위로의 노래 |
정태춘·박은옥 〈회상〉
“가을바람에 촛불이 꺼질까
내 마음 흔들리네
그대 그리운 마음에
눈물로 지새우네”
— 정태춘·박은옥 〈회상〉 중 가사 일부 인용
그들의 노래는 늘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화려한 무대보다 단단한 진심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다.
시처럼 읽는 노래 – 사랑하는 이에게

“깊은 밤에도 잠 못 들고
그대 모습만 떠올라
사랑은 이렇게 말없이 와서
내 온 마음을 사로잡네
그대 내 곁에 잠들면
꿈결처럼 행복하리라
우리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하리라”
— 정태춘·박은옥 〈사랑하는 이에게〉 중 가사 일부 인용
1980년, 정태춘이 작사·작곡하고
박은옥과 함께 노래한 듀엣곡 〈사랑하는 이에게〉.
당시 결혼식장에서 가장 많이 불리며
‘사랑의 상징’이자 ‘삶의 다짐’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남았다.
정태춘은 후에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 걸어가기를 바라는 노래였다.”
나의 기억 속 정태춘·박은옥

이 노래는 단순히 부르는 곡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시였다.
예전엔 회사 동료들과 노래방에 가면
꼭 나와 함께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다.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노래였으니까.
지금은 노래방에 가지 않지만, 그때 함께 부르던 목소리와 감정은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다.
노래하는 시인
세월이 흘러도 두 사람의 노래는 여전히 따뜻하다.
정태춘과 박은옥은 노래로 사랑을 전했고,
시로 삶을 노래했다.
그들의 음악은 지나간 시대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을 밝혀주는 작은 촛불 같다.
한가위 밤, 다시 들려온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오래된 노래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시를 들은 기분이었다.
많이 들었어, 둘의 노래.
오랜만에 다시 보니,
참 좋더라. 이 가을에,
더 깊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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