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볼 줄 알았던 연극, 드디어 만나고 왔다

오늘 저 마마스 커피는요. 연극 신구·박근형의 마지막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어요. 두 분 모두 연세가 있으셔서, 연극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예매도 계속 실패했고, 그냥 두 분의 고도를 기다리면은 나는 볼 수 없나 보다 생각했는데, 우연히 국립극장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예매가 가능해서 바로 예매를 했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 5월 21일 수요일 15시 공연이었어요.
텅 빈 무대, 단 하나의 나무, 그리고 두 사람
무대는 정말 단순했어요. 커다란 나무 한그루와 허허벌판 같은 무대 위에 오롯이 배우만 있었어요.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극이에요. 사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국립극장에 갔다가 연극 프로그램 북을 보고 나서 알았어요. 줄거리도 명확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지만 그건 끝내 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그 안에 인간의 삶, 허무, 희망, 그리고 기다림이 담겨 있어요.

사진 촬영을 할 수가 없었어요. 중간에 휴식시간과 공연 전과 후에 가능해서 사실, 이사진은 공연이 끝나고 멀리서 찍었는데 그것도 스테프가 있어서 사진을 자른거에요.
프로그램 북 한 페이지에 담긴 진심
‘기다림’이라는 테마가 이렇게 마음속 깊이 파고들 줄은 몰랐다. 이건 그냥 연극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였어요.


커튼콜, 그리고 울컥한 그 순간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배우들이 무대로 나오는 순간부터, 관객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일어났고요. 두 배우가 무대 중앙에 섰을 때는 이미 모든 관객이 다 일어나서 함성과 함께 박수도 크게 치고 있었어요.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 박수가 나왔어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울컥했어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고, “이 무대를 내가 봤구나” 하는 벅참. “이게 마지막이라니” 하는 아쉬움.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마음. 이 순간을 함께한 관객 모두가 기립했어요.
단지 유명해서가 아니었다
사실 처음엔 ‘전설의 배우니까’라는 마음으로 보고 싶었어요. 역시 수십 년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배우들의 ‘존재감’을 마주한 순간이었어요. 단지 연극 한 편이 아니라, 인생의 깊이를 담은 무대였어요.

오늘의 기록,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될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의 신구·박근형의 마지막 <고도를 기다리며> 나는 운 좋게 그 현장에 있었어요. 이제 곧 막을 내리겠지만
두 배우가 떠나는 마지막 '고도'. 오늘의 기립박수, 울컥함, 그리고 무대에서 받은 위로. 오래도록 기억될 거예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적인 부조리극으로, 두 남자가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동안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줄거리보다 중요한 건 ‘기다림’이라는 행위 자체. 삶의 의미, 희망, 인간의 고독함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20세기 연극사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신구와 박근형, 두 거장이 함께한 마지막 <고도>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어요.
고도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무대처럼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마음속으로 바래봅니다.
마마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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